“이 공간이 하나의 ‘천체도구’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I hoped this space would become a ‘celestial instrument.’”
송곳산 옆에 자리 잡은 이 벼랑 끝의 대지를 처음 마주한 순간, 건축가로서 건물이 아닌 다른 그 무언가를 지어야겠다는 다소 역설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만 년 동안 송곳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의 고요하지만, 역동적인 이야기들을 인간의 조작된 행위로 표현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빌라 코스모스, 빌라 쏘메, 빌라 떼레 모두 송곳산과 코끼리 바위, 바다, 하늘, 그리고 절벽이 주제의 근간을 이루며 이들은 모두 울릉도, 특히 코스모스 울릉도 단지를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자연 요소들 입니다.
빌라 코스모스는 건물이기보다는 ‘기’를 담는 그릇이기를 바랐습니다.
천문 기상대 컴퓨터의 도움으로 관측한 해와 달의 궤적을 고려하며 코스모스의
기본 건축 형태을 창조하게 되었으며, 해당 부지를 둘러싼 신비로운 자연 현상들과
조우하기 위한 여섯 개의 소용돌이형 가지들은, 각각 나름의 방식대로 그 안에
체류하고 있는 인간과 자연을 기의 흐름 안에서 연결할 수 있도록 건축되었습니다.
빌라 쏘메는 송곳산 바로 아래 자리하여 산 정상에서 흘러내리는 거대한 기운을 그대로 품어내는 공간입니다. 독립된 객실들은 기운이 막힘없이 바다로 흘러갈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자연의 흐름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빌라 떼레는 빌라 코스모스로부터 발산된 에너지의 결과로 생성된 관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빌라 떼레의 모든 객실은 송곳산을 향하고 있으며, 빌라 코스모스의 벽면에서 흘러내리는 부드러운 곡면은 떼레의 건물 전체로 이어지면서 기하학적으로 연결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세 개의 건물은 송곳산을 매개로 해서 에너지의 흐름을 서로 순환합니다.
코스모스 울릉도 건축가 김찬중
더시스템랩(The_System Lab)의 대표이자
2006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 대표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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